정상적으로 항문이 있어야 할 부분에 항문이 없거나 또한 항문이 막힌 채로 태어나는 것을 쇄항이라고 합니다.
쇄항은 항문자리에 약간의 색소 침착과 함몰을 보이는 경우가 있고 또는 전혀 다른 자리에 항문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는 태변의 배출이 전혀 안되고, 후자는 대변을 보더라도 매우 불편하고 힘들며, 남아의 경우 소변과 함께 요도로 변이 나오거나 여아의 경우는 질로 대변이 나오기도 합니다.
태변이란 태아가 자궁 내에서 들이 마신 세포나 태지, 담즙색소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색깔은 암록색을 띕니다. 이 태변은 생후 1시간 이내에 나올 수도 있으나 보통은 생후 10시간 이내에 나옵니다. 만일 생후 24시간이 지나도 태변이 나오지 않을 때는 장폐색 혹은 쇄항 등을 의심해야 합니다.
쇄항은 항문이 막힌 길이가 길어서 직장까지 막힌 고위 쇄항과 항문만 막힌 저위 쇄항으로 분류합니다. 이 구분은 외부와의 누공 여부의 확인, 또는 X-선 촬영을 하여 알 수 있습니다. 전문의의 눈으로 보아 회음부에 구멍이 보이면 저위 기형일 가능성이 큽니다. 만약 누공이 없다면 환아를 거꾸로 3분 이상 세운 후 X-선 촬영을 합니다. 거꾸로 세우면 직장 안의 공기가 위로 올라가서 방사선 검사상 공기가 보입니다. 공기의 위치로 직장 끝의 위치를 짐작하여 고위와 저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쇄항은 5천명 중 1명 정도로 발생하는데 남녀 비율은 3:2로 남아에서 약간 더 많습니다. 남아에서는 대개 고위 기형인 경우가 많고, 여아에서는 저위 기형인 경우가 많습니다.
쇄항의 원인은 대개 염색체 이상 혹은 태아 발생 초기 기형이므로 심장, 소화기계, 근육골격계, 신장비뇨기계의 동반 기형이나 다운씨 증후군이 흔합니다. 임신했을 때 특히 8주까지는 조심해야 이런 기형아의 비율을 낮출 수 있습니다.
쇄항의 치료는 외과적으로 수술을 해서 항문을 개통시켜주는 것입니다. 이 수술은 없는 부분을 새로 만들고 그 형태 뿐 아니라 기능까지 완벽하게 갖추어야 성공 여부가 결정되므로 참 어려운 수술이고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또 항문이 없는 아기는 대변을 조절하는 기능도 없이 태어나므로 적절한 훈련을 시켜 변을 가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도 중요합니다.